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해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현실판 주인공으로도 알려진 유튜버 표예림 씨가 10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27세. 부산 성지곡수원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이 지난 12년간 당한 학교폭력을 고발한 표예림 씨(27)로 확인됐다.
10일 경찰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7분쯤 부산시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수원지에 사람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수색을 벌이던 소방은 사고발생 3시간 22분여 만인 오후 4시 25분쯤 2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해 인양했다. 경찰은 신원확인 등을 거친 뒤 유족을 상대로 숨진 여성이 표 씨인 것을 확인했다.
표 씨는 앞서 유튜브에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자신이 당한 학교폭력 피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는 “저는 지난 12년간 초중고 학교폭력으로 고통받았던 사람 중 하나다”며 특정 유튜브 채널을 언급하며 "(해당 채널의 제작진이라는 인물이) 하루에도 두세 개의 영상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저를 저격하며 다중의 익명으로 인신공격 및 흔히 말하는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표 씨는 해당 채널의 제작진이라는 인물을 '스토커'라 칭하며 "(그가) 이제 도를 넘어 저의 학교폭력이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저에게 '피고소인에게 꼬리쳤다', '꽃뱀이다'란 말을 한다"라고 밝혔다. 표 씨는 또 '스토커'가 자신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피의자 조사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스토커는 계속해서 저에게 고소를 했다 혹은 하겠다며 (괴롭히고), 거짓된 게시글을 올리며 계속해서 저를 명예훼손했다"라고 주장했다. 표 씨는 '스토커'가 표 씨에게 학폭 폭로 영상을 직접 제작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놓으라 했다며 "증거가 없는데 증거를 내놓으라 하니 해명을 하라 하니 제 생을 그 증거로 사용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표 씨는 영상에서 시종 울먹이며 “이젠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낼 자신이 없다. 삶을 지속해야 할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제 사건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도 말했다. 또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표 씨는 지난 3월 초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자신의 학교폭력 피해를 밝혔다. 표 씨의 동창생들은 표 씨가 당했던 학교폭력에 대해 진술서를 써주기도 했다.
부산 연제구에서 1인 미용실을 운영하는 표 씨는 12년 간 학폭을 당해왔다고 토로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그는 학폭 공소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학폭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 조항을 폐지해 달라며 지난 4월 국민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2일 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관련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한편 표 씨는 지난 4월에도 부산시 한 미용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 경찰은 표 씨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