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테니스 선수 권순우(26·당진시청)가 비매너로 논란이 된 가운데 공개 연인인 원더걸스 출신 유빈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세계 랭킹 112위 권순우는 25일 진행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경기서 세계 636위 카시디트 삼레즈(22·태국)에게 1-2(3-6 7-5 4-6)로 패배했다. 한수 아래로 평가 됐고, 세계 랭킹에서도 500위 이상 차이가 난 상대였던 만큼 충격이 컸다. 권순우는 지난 2월 어깨를 다친 뒤 8월 복귀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이번 패배로 복귀 후 6연패에 빠졌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후 권순우가 보인 비매너 행동 때문에 불거졌다. 이날 권순우는 패배가 확정된 후 화를 참지 못하고 라켓을 수차례 코트 바닥과 의자에 내리쳐 부쉈다. 승자 삼레즈가 라켓을 휙 던진 뒤 짐을 마저 정리하던 권순우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지만 권순우는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시했다. 삼레즈는 멋쩍은 듯 뒤돌아선 뒤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권순우가 이날 벌인 비매너 행동이 찍힌 영상은 SNS를 통해 확산됐고, 국내외 누리꾼과 언론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테니스 선수 라켓 산산조각 내고 패배 후 태국 상대 악수 거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런 사람이 지는 건 당연하다. 경기를 무시하는 이런 사람은 평생 경기에 출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패배 후 라켓을 산산조각내고 상대와 악수도 거부한 한국의 테니스 선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권순우의 행동을 지적했다. 권순우의 비매너 행동이 논란이 되자, 불똥은 여자친구인 유빈에게도 튀었다. 유빈의 SNS에 올라온 권순우와 함께 찍은 커플 사진들에는 악플들이 이어지고 있다.
ㅂㅂ 누리꾼들은 "맞고 다니진 않죠? 걱정돼요", "그냥 연애만 하시고 정리하세요.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합니다", "유빈 님 어서 도망치세요ㅠㅠ", "저런 테니스 사상 역대급 인성 덩어리와 같이 지내다 보면 무슨 일 당하실지 몰라요", "님 남친 라켓 다 부심", "도망가요. 유빈 씨 안전이별하세요"라며 오지랖 섞인 악플들을 달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유빈은 1988년생, 권순우는 1997년생으로 9살 연상연하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열애 중인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8월 유빈은 "네 공개 연애 첨해봐여. 그니까 너무 조타그여(좋다고요). 팬들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아. 예쁘게 봐줘어"라며 다정한 사진들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경기 후 권순우가 왜 화가 났는지 이유가 밝혀졌다. '소우닷컴'은 "삼레즈는 1세트 후 약 10분간 화장실을 다녀와 권순우가 불만을 품게 했다. 또한 2세트에서 권순우가 분위기를 타자 삼레즈가 갑자기 인저리타임을 신청해 힘없이 웃었다. 권순우가 심판에게 다가가 따졌지만 심판의 운영능력이 정말 형편없었다. 아시안게임 심판은 WTF심판만큼 좋지 않고, 현장시스템이나 인력 구성도 투어심판과 비교할 수 없었다. 심판이 태국선수의 행동을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태국선수가 규칙을 벗어난 행동으로 경기운영에 지장을 초래했지만 심판이 전혀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에 권순우가 온전히 피해를 보면서 상대선수와 심판에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
결정적인 사건은 3세트에 터졌다. 0-5로 뒤진 권순우가 4-5까지 추격하자 갑자기 삼레즈가 "허벅지 마사지를 하고 싶다"며 메디컬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이에 화가 난 권순우가 삼레즈에게 직접 말타툼을 하러 갔다. 재개된 경기에서 삼레즈가 서브를 잡아 승리를 거뒀다. 결국 인내심을 잃고 폭발한 권순우가 라켓을 박살내고 삼레즈와 악수를 거부했다. 분명 권순우는 태국선수의 행동에 이성을 잃었다. 국가대표로서 보여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다만 태국선수의 비매너 행동과 이를 적절히 제지하지 않은 심판의 수준이하 대회운영도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