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 파일로 와 끌로에 이야기
측량사 아버지랑 그래픽 디자이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피비 파일로 는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거랑 옷을 되게 좋아해 가지고 부모님이 한 14살 때인가 선물로 재봉틀을 줬대요. 그렇게 자라서 학교를 졸업하고 스텔라 메카트니의 어시스턴트로 끌로에에서 일하다가요. 이 폴 메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메카트니가 떠나면서 2001년에 끌로에의 디자인 책임자가 됐죠. 근데 이 피비 파일로가 전임자보다 너무 성과를 많이 내 가지고 둘 사이가 안 좋아졌다는 얘기도 있을 만큼 2006년까지 엄청난 성과를 내면서 피비 파일로가 끌로에를 진정한 명품으로 만들었다. 이런 평가를 받아요. 그리고 그 화려한 성과를 뒤로 하고 '가족이 제일 중요하다. 아이 낳은데 시간이 필요하다' 면서 일을 쉰 최초의 메이저 하우스 디자이너로도 유명한 인물이죠. 아무튼 이런 피비 파일로는요, 끌로에를 떠나서 둘째도 낳고 2년 넘게 쉬었는데도, 패션계에서 계속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아주 핫한 디자이너였는데, 이 화제의 인물이 돌아올 때 선택한 곳이 바로 셀린느였어요.
피비 파일로 와 셀린느의 미니멀리즘
피비 파일로가 셀린느를 선택한 이유가 뭐였을까요? 셀린느가 대단해서? 아닙니다. 셀린느가 좋은 재료 원단 쓰는 브랜드인 건 맞는데 오히려 당시에 셀린느가 아주 대단한 명품 브랜드도 아니고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아주 유명한 디자이너도 없고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대요. 끌로에에서는 끌로에 하면 떠오르는 어떤 과거부터 내려오는 기준 같은 게 있어서 자기도 그걸 따라야 했는데 그게 답답해서 떠났다는 거죠. 근데 셀린느는 그런 게 없어서 자기가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을 거 같았데요. 셀린느에서 내가 믿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직접 아이들을 등원시킬 만큼 가족을 중시하고 나한테 제일 비산 럭셔리는 시간이다. 이랬던 피비 파일로 이니깐요. 셀린느가 파리가 아니라 런던 집에서 가까운 데 사무실을 내준 이유도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셀린느의 피비 파일로 영입은 금방 대박이라는 게 입증되죠. 셀린느가 머문 약 10년 동안 피비 파일로 는요,그 유명한 러기지백을 비롯해서 메가 히트 상품들을 계속 만들어 내면서 브랜드 매출을 3배 이상으로 끌어올렸고요. 매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한테 셀린느 피비 파일로 라는 이름을 각인시켰어요. 미니멀 시크, 미니멀리즘의 천재, 셀린느를 입는 여성들이 강인함과 자신감을 느끼게 하겠다. 하이힐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성적 이미지를 타파한 파비 파일로의 디자인에 전 세계가 열광했습니다. 이래서 셀린느 브랜드 창업자보다 더 유명한 디자이너가 된 겁니다.
광고 캠페인 같은 것도 남달랐고요. 패션쇼 자체도 뭔가 특별했어요. 다른 명품들이 막 라이브 스트리밍 하고 사람들 사진 찍게 해 가지고 크게 행사 열어 가지고 SNS에 올리도록 유도할 때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는요, 최소한의 사람들만 불러 모아 가지고 사진도 사내 사진작가한테만 찍게 했고요. 거기에 온 관객들한테도 SNS에다가 사진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여기에 막 더 열광을 하는 거죠. 그리고 또 그렇게 잘 나갈 때, 셋째를 낳으러 간다고 쉬기도 하고. 참 대단하죠? 그렇게 존경 수준의 사랑을 받았던 피비 파일로 가요, 셀린느와 함께한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하면서 2017년 브랜드를 떠났을 때 팬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당시에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요, 피비가 지난 10년 동안 이룬 성과는 셀린느 역사의 중요한 한 챕터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곧바로 디올과 생로랑을 거친 에디 슬리먼이 브랜드를 더 성장시킬 거라면서 디자인 책임자로 영입했는데요.
후임자 에디 슬리먼의 등장과 파격변신
이게 또 한번 충격을 줍니다. 왜 그 동안 셀린느 하면 피비 파일로였는데, 에디 슬리먼은 그 기조를 완전히 바꿔버릴 만큼 자기 색깔이 강한 디자이너였으니깐요. 그리고 실제로 에디 슬리먼은 셀린느에 와서요, 셀린느 인스타그램에서 과거의 사진들을 다 날려버렸고요. 피비 파일로 시절의 셀린느 사진들이 다 없어진 거죠. 그래서 피비 파일로 시절의 셀린느 사진들만 모아 놓은 새로운 계정이 탄생하고요. 왜 생로랑에 있을 때도 브랜드의 이름을 바꿨잖아요. ‘입생로랑’이었는데 ‘입’을 빼버렸잖아요. 이거랑 비슷하게 어떤 1960년 대의 오마주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면서 로고도 바꿔버렸습니다. 그리고 셀린느가 정통의 여성 브랜드였는데 남성복도 만들고 나는 전임자를 따라 하려고 온 게 아니다 이러면서요. 기존 팬들의 반발이 엄청났죠. 근데 피비 파일로를 영입한 것도 그렇고 이 반발을 예상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에디 슬리먼을 영입한 것도 베르나르 아르노잖아요. 처음에는 그런 비판도 받고 고전하는가 싶더니 최근에 LVMH의 발표에 따르면요. 에디 슬리먼 체제에서 셀린느의 매출은 정말로 강력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하죠. 그리고 3년여를 쉰 피비 파일로가 자신만의 레이블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거기에 또 LVMH가 지분 투자를 하고 파트너 쉽을 맺고 좀 어찌 보면 야속해 보이기도 하지만 베르나르 아르노 참 대단한 거 같아요. 세계 최고의 부자가 아무나 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자. 셀린느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브랜드를 만들어 온 사람의 시대 이상으로 후임자의 시대에 더 큰 영광을 얻고 지위를 격상시켜 놓은 역사를 앞으로도 이어 갈 수 있을까요? 피비 파일로 와 에디 슬리먼 시대의 이후에도 이런 대단한 재능이 이 브랜드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앞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