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 가문과 모에, 샹동, 헤네시 가문과의 연합과 이해다툼
아무튼 그렇게 디올(Dior)이라는 브랜드를 얻었고 그러면 나머지 브랜드들은 어떻게 했느냐. 우연히 기회가 찾아오면서 일이 시작됩니다. LVMH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는 네 개의 가문이 만든 기업이 모태가 된 건데요.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루이비통의 비통 가문, 모에가와 샹동가의 결혼으로 만들어진 샴페인의 모에, 샹동가문 그리고 코냑 만드는 헤네시 가문, 이렇게 네 가문인데 맨 먼저 샴페인 만드는 모에샹동과 코냑의 헤네시 가문이 합쳐집니다. 모에 헤네시 LVMH의 MH, 뒷부분이 만들어진 거죠. 둘 다 주류 회사니깐 둘이 합치면 이익도 높아지고 유통망에도 도움이 될 거다 이런 계산이 있었어요. 아시아 시장도 한 번 노려보자. 이런 계산도 있었고요. 실제로 모에헤네시로 합쳐진 다음에 매출이 20년 동안 약 3배 이상 뛰었고요. 전 세계 코냑 시장의 20%, 샴페인 시장의 15%를 얻게 됐죠. 아시아 시장에서도 헤네시가 1등 코냑이 됐고요. 그러면 MH는 알겠고 LVMH의 LV, 루이비통은 언제 붙었을까요. MH에서 모에 샹동 헤네시 가문의 지분이 너무 적었어요. 약 22%정도만, 그래서 누가 우리 회사 지분을 적대적으로 인수해서 회사를 빼앗 가면 어떡하지? 이런 우려가 나와서 1987년에 백기사를 찾습니다. 그게 바로 루이비통이었어요. 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 아주 금세 네 가문이 힘을 합치죠. 루이비통, 모에 샹동 헤네시…LVMH가 만들어진 겁니다. 네 가문 지분의 합이 50%를 넘게 됐어요. 아…이러면 안정적이겠다.. 됐다.. 싶었는데 금세 문제가 또 발생합니다. 우선 루이뷔통 책임자랑 모에헤네시 책임자랑 다툼이 벌어집니다. 누가일인자냐,누가는 이인자냐. 그리고 어떤 걸 후원할 거냐. 루이비통은 음악회, 전시회 이런 걸 후원하는 걸 좋아했고요. 모에헤네시는 F1 레이스 같은 거 후원하는 거 좋아했어요. 왜 F1에서 우승하면 샴페인 막 뿌리잖아요. 그리고 막 아주 유치하게 싸웁니다. 루이비통은 백화점에서 파는데 모에샹동은 슈퍼에서 팔잖아. 막 서로 싸우는 거예요. 진짜로 싸워요. 일단은 그런 주도권 다툼이 있었는데 게다가 갑자기 LVMH 지분이 막 주식 시장에서 거래가 너무 활발하게 되는 거예요. 고민이 생긴 거죠. 만약 네 가문 중에 하나가 누구 꾐에 넘어가서 지분을 넘기면 어쩌지? 그래서 싸우던 둘이 잠깐 힘을 다시 합칩니다.
기네스와의 추가 연합 및 베르나르 아로나의 등장
모에 헤네시 쪽에서 루이비통한테 우리도 합칠 때 너네 불렀잖아. 이번에도 백기사 또 부르자. 그래서 모에헤네시가 샴페인, 코냑 술이잖아요. 같은 주류업계의 친구, 주류 업계의 공룡이었던 기네스를 끌어드립니다. 기네스가 3.5% 정도 LVMH 지분을 보유하게 돼요. 근데 3.5%는 다툼이 일어나면 적은 지분일 수 있잖아요. 모에헤네시 쪽에서 기네스한테 지분을 더 늘려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오늘의 주인공이 등장하죠. 근데 루이비통 쪽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깐요. 아니 저 술들이 힘을 합쳐서 우리 명품을 먹겠다는 거야? 안되지…그래서 루이비통이 따로 백기사를 찾게 됩니다. 우리 백기사는요, 술이랑은 전혀 다르고요. 명품을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해요. 이렇게 돼서 그래서 찾은 게 디올을 갖고 있던 베르나르 아르노였어요. 루이비통 쪽에서 아르노한테 LVMH 지분 25%를 보유한 백기사가 돼서 우리 편이 돼 달라. 이렇게 제안을 한 건데, 여우들 싸움에 늑대를 끌어들인 거죠. 이때가 1988년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근데 왜 살다 보면 금쪽같은 조언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이 있고 좋은 얘기 해줘도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잖아요. 사실 아르노는 제안을 받고 나서 루이뷔통 말을 들으려고 했어요. 루이비통 편에 서려고 한 거죠. 그렇게 됐으면 모에 헤네시 기네스 술 연합에 디올을 갖고 있는 아르노, 그리고 루이뷔통 연합이 전선이 형성되는 거죠. 그런데 아까 디올 갖고 있던 부삭을 인수할 때 어떤 전설적인 은행가(앙투안 베른하임)의 조언을 받았다고 했잖아요. 그 조언자가 다시 결정적인 충고를 합니다. 절대로 기네스랑 싸우면 안 된다. 개네..돈이 너무 많아. 기네스랑 싸우면 아르노 너는 짓밟힐 거야. 그러면서 차라리 기네스 편에 붙어라. 아르노가 말을 들었을까요? 될놈될이죠.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에 싸움판에 아르노를 끌어들인 건 루이비통이었잖아요. 근데 아르노가 갑자기 모에 헤네시 쪽에 붙으면서 모에 헤네시 기네스 아르노 까지 연합이 형성된 거죠. 루이비통만 따가 된 거죠. 그리고 아르노는 기네스와 힘을 합쳐서 LVMH의 지분25%가량을 사들였습니다. 루이비통이 고립된 거죠. 루이비통 입장에선 어땠겠어요? 꽤심하지. 막 열받아서 지분을 사 모으고 소송 전을 펼치고 합니다. 근데 역부족이었어요. 아르노가 집중해서 맹렬하게 달려서 단 사흘 만에 7천억 원을 동원해서 지분을 늘리고요. 루이비통이 계속 덤비니깐 또 이틀 만에 6천억 원을 동원해서 지분을 늘려요. 그 사이에 계속 루이비통 가문은 고립시키고 모에 샹동 헤네시 가문은 막 구워삶으면서요. 결국 아르노가 승리합니다.
아르노 회장의 LVMH 명품제국 건설
이후 아르노가 키를 잡은 LVMH는요, 명품 브랜드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합니다. BERLUTI, KENZO, GUERLAIN, CELINE, LOEWE, MARC JACOBS, SEPHORA, TAGHEUER, FENDI, LORO PIANA, RIMOWA 등등 그리고 아르노는 이렇게 브랜드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창업자 가문의 분열을 교묘하게 이용했다는 평가를 들어요. 근데 물론 이런 행보가 전부 성공했던 건 아녜요. 왜 구찌 집안싸움이 막장으로 가면서 난장판이었으니까. 구찌를 인수하려고 움직였는데 가장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인 친구가 이끌던 PPR그룹 지금의 케링 그룹에 밀렸고요. 근데 또 여기서 포기할 사람이 아니에요. 구찌 인수가 실패하자 최고의 브랜드, 다른 브랜드를 노립니다. 에르메스를 노린 거예요. 왜 아까 아르노의 1등에 대한 열망 얘기했었잖아요. 1등이 못 되는 건 접는다. 구찌 때보다 훨씬 치밀하게 했어요. 거의 10년 동안 복수의 기관을 이용해서 알려지지 않게 에르메스의 지분을 야금야금 몰래 사 모읍니다. 공시가 안 될 만큼 야금야금 사 모아요. 근데 딱 그 선에 안 걸리게만 계속 사 모은 거죠. 그러다가 이제 전쟁을 시작하자. 딱 정체를 드러냅니다. 2010년 10월에 알프스에서 자전거 타고 있던 에르메스 CEO한테 아르노가 전화합니다. 우리 너희 지분 17% 샀다. 2시간 뒤에 발표할 거야. 에르메스는 어떠겠어요? 그러면서 LVMH는 에르메스 지분을 23% 이상으로 늘렸고요. 하지만 결국 치열한 경쟁과 법정 공방 끝에 에르메스가 방어에 성공했어요. 다른 명품 기업 창업자 가문들과는 달리 에르메스 사람들은 똘똘 뭉쳤어요. 이 경쟁에서는 졌지만 LVMH와 아르노가 돈을 잃진 않았아요. 경영권 분쟁하면 주가가 따라 오르기 마련이잖아요. 아무튼 근데 왜 그렇게 사 모으느냐? 주변 사람들은 아르노가 디올을 인수할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고 얘기해요. 세계의 부는 점점 더 커질 거고 갈수록 명품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거다. 이 거대한 흐름, 이 파도에 운명을 건다. 몰을 던진다. 빠져 죽지 않는다. 나는 그 파도에 올라탈 것이다. 실리적으로도 LVMH는 덩치가 계속 커질수록 자재를 구매하고 또 물류와 전산 비용을 줄이고 매장 임대에서도 협상력을 가질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행보에 대한 비판도 당연히 있죠. 너무 대규모로 상업적으로 명품을 찍어내듯이 만들어내는 거 아니냐. 여기에 대해서 아르노는 진정한 명품이 뭐냐에 대한 개념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우리 고객이 만족하면 되는 거 아냐? 이렇게 반응하죠. 아르노가 이끄는 LVMH는 뛰어난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지원하고 독립적으로 운영을 맡기고 개별 브랜드의 개성과 특성을 최대한 살려준다는 칭찬도 받아요. 이런 아르노가 키를 잡고 성장시켜 온 LVMH는 지난해 매출이 무려 72조 원에 육박했어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아르노가 이끄는 LVMH의 명품을 원한다 이걸 입증하고 있습니다. 아르노는 우린 아직 작다 이제 막 시작이다 우리가 1등 맞는데 우린 더 멀리 갈 수 있다. 그의 예상처럼 명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서 이 제국의 확장은 계속될까요? 명품 제국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